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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8년 전 빚진 외상값을 갚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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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년 전 빚진 외상값을 갚고 싶습니다
    ▲외상값 8천원 송 듣기(클릭)▲
    (매주 금요일 저녁 8시 live 방송‘위로워십’의 사연을 각색하였습니다)

    저에게는 고1때부터 지금까지
    가슴 깊은 곳에 묻어둔 떡볶이와 관련된
    나름의 미안한 듯 고마운 듯 아리송한 사연이 있어
    나눠보고자 합니다.

    2000년대 초반 당시 저는 고교평준화로 인해
    중학교 친구들과 거의 이별을 하고,
    외딴 동네의 고등학교에 다니게 되었습니다.
    한마디로 뺑뺑이 잘못 걸려서 집에서 버스로
    40분 거리의 학교를 다니게 되었죠.
    환경도 친구들도 모두 낯선 그곳에서
    같이 다니는 친구들이 생긴 것만으로도 너무나 기뻤습니다.
    태어날 때부터 중학교 때까지 지내던 동네가 아닌,
    다른 동네에서 학교를 다닌다는 것은 저에게 엄청난 모험이었죠.

    모든 게 새롭고 설레던 그때, 친구들과 항상
    지나가던 길목에 있는 매우 맛있는 냄새가
    나는(!) ‘샬롬 분식’이라는
    가게를 저는 그냥 지나치지 않았습니다...
    배고픔을 따라 본능적으로 들어간 저는,
    혼자서도 두 세 접시를 해치웠습니다.
    하교 할 때 또는 야간자율학습 전 석식시간에요.
    배부르게 먹고 나서는 누가 돈 얼마 있냐 이런 걸
    묻고 따지지도 않고 돈 있는 사람이 내고
    그렇게 먹고 지낸 것 같습니다.

    샬롬 분식은 지금 생각해도 정말 맛있는 분식집이었습니다.
    적당히 꾸덕한 떡볶이 국물에,
    쫀득한 쌀떡과 야채 맛이 다양하게 어우러진
    그 양념 맛은 지금도 그리운 맛입니다.
    순대 또한 돼지 잡 내 하나 없이 쫀쫀한 찹쌀순대였고,
    돼지 내장을 못 먹는 저도 그 집 돼지 간은
    맛있게 먹을 정도로 엄청난 집이었습니다.

    한번은 하굣길에 샬롬 분식에 들러
    음식을 포장해서 책가방에 넣어 가는데,
    버스 안에서 순대와 떡볶이 냄새가 새어나가
    혼자서 40분간을 눈치 보며 갔던 기억도 있습니다...
    떡볶이를 안사더라도 그곳을 지나갈 때면
    주인아주머니께 인사도 하고 그랬습니다.
    단골손님이 다 되어있었죠. 하하하.
    항상 정겹고, 저희가 지불한 돈 이상으로
    마구 퍼 주시던 사장님이 좋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어렴풋한 기억으로는
    그날 비가 많이 왔던 것 같습니다.
    친구 중 한명이 샬롬 분식에 가자고 했고,
    사실 저는 돈이 없었지만 ‘누군가 내겠지’
    하는 마음에 무임승차를 했습니다.
    역시나 너무도 맛있게 먹고 계산을 할 타이밍이 왔는데...
    맙소사 우리 셋 모두 돈이 한 푼도 없었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여기서부터는 기억이 희미한데,
    이유는 모르겠지만 제 앞으로 외상을 달았던 것 같습니다.
    “사장님! 다음에 갈 때 꼭 8천원 갖다드릴게요!”
    “응~~그려~~~담에 갖다 줘~~~”

    그런데 저에게 현금 8천원이라는 돈이
    생기기도 전에 분식집은 문을 닫게 되었고,
    잠시 닫으시는 줄 알았는데 그 후로 쭉 문을 열지 않았습니다.

    20대가 된 저는 외상 8천원에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기 일쑤였고, 그 후로도 다른 친구를 통해
    샬롬 분식 사장님 근황을 듣곤 했습니다.
    교회에도 아주 가끔 오셔서 자주 보진 못한다고 했습니다.

    당장이라도 같은 교회 다닌다는 그 친구에게
    8천원과 과일 주스 선물 상자라도 전할 법 했지만,
    그때도 저는 그렇게 선뜻 드릴
    마음의 여유와 용기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20대 후반에 들은 소식으로는,
    이제 교회에서도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하였습니다.

    그렇게 약 18년이 지난 것 같습니다.
    차를 타고 고등학교 근처만 지나가도,
    혹은 그 시절 친구들만 보아도 샬롬 분식 사장님 생각이 났습니다.
    8천원에 복리이자만 친다고 해도 이미 그 이상의 빚을 진 것입니다.
    찾을 수도 만날 수도 없는 샬롬 분식 사장님을
    생각하면 아직도 마음 한 켠이 아립니다.

    그리고 지금의 저는, 그 빚만큼 내가 누군가에게는
    떡순튀 하나쯤은 넉넉히 사줄 수 있는
    마음 따뜻한 사람이 되기로 하였습니다.


    - ‘수상한 잉어’님의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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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상 #분식 #감사


  • 장혜영
    2021-11-19

    삭제

    맞아요
    살다보면 뜻하지 않게 그런 호의를 받게 되나 봅니다
    되돌려받을 생각없이 베푼 사랑
    저도 불현듯 어떤 분이 생각나네요
  • 백가영
    2021-11-19

    삭제

    마음에 진 빚을 베풂으로 풀어내시려고 하는 그 용기가 멋지네요. 잘 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조은새
    2021-11-19

    삭제

    어릴적부터 혼자서 다른동네로 이사가서 자신만의 친구를사귀거나 함께학교와 학원 등을 다니면서 지낸다는것이 모험같은 삶이라면 친구도없이 외톨이로지내는 자신만의 삶이란 그 고통의 마음을 이겨낼수있을까요? 그리고 그런 그에게 친구가 생겼을때 함께 도움을 준 사람들이 있었다면 그에게는 그의 사람에게는 빚진인생이 된것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