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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가족이야기를 들려주세요.

  • 설날 아침 김치부침개

    By 이홍섭


    외손주가
    ADHD (주의력결핍,과다행동장애)란 어린이질환을 앓으며 자랐다.

    약 부작용으로 편식이 아주 심했다. 채소는 절대 먹지 않았다.

    손주를 보살필 때 채소를 먹이기 위해 만들어 먹였던 음식이 김치부침개다.

    김치를 씻어 매운기를 뺀 다음 양파와 잘게 썰어 독소를 빼준다는 도토리가루와 계란물에

    지글지글 부쳐주면 유일하게 먹었던 채소음식이다.

    그런데 그 부침개를 설날 아침에 부치게 될 줄 그 누가 알았을까?

    '코로나19' 때문에 영상으로 세배받고 덕담을 하는 요상한 세상이 되었다.

    "할머니 집에 오너라" 해도 "5인 이상은 절대 안돼"하며 교육을 철저히 시키더니

    "할머니 김치부침개 먹고 싶은데" 한다.

    전화 끊고 바로 시큼한 김치 숭덩숭덩 썰어 도토리가루 넣고 반죽해 부치기 시작했다.

    "아픈 허리로 설 아침부터 무슨 일이냐며" 남편은 야단이지만 손주 생각에 부치고 또 부쳤다.

    남편은 "오래 살다 보니 별 일도 다 있네" 식기 전에 빨리 다녀 온다며 휑하니 나간다.

    "이 세상에서 할머니 김치부침개가 제일 맛있어~”

    그 한마디에 아픈 허리가 아프지 않게 느껴지는 이유는 병을 잘 이겨내고 기특하게

    잘 자랐다는 생각에 몸이 청신호를 보낸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