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ger Script

일상나누기 > 소재응모

공모전

특별한 가족이야기를 들려주세요.

  • 사랑하는 여보,

    By 김순봉

     

    사랑하는 여보,

    하늘이 높고 파랗기만 하네요.

    하천 둑에 하늘거리며 피어 있는 형형색색 코스모스가

    너울너울 우릴 부르고 있는 듯하오.

    우리 이제 두 손 맞잡고 함께 갑시다.

    가을은 어찌나 파랗고 맑아 하늘에서 그만 파란 물이 뚝뚝 떨어질 것만 같네요.

    자나 깨나 가족을 위한 당신의 정성과 헌신적 희생으로

    우리 집은 늘 건강하고 화목했다고 생각해요.

    딸과 아들이 숱하게 어렵고 힘든 사춘기를 넘기고 이겨낸 것도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모든 게 당신 덕분이라고 생각하오.

    동안 정말 고생 많았소.

    진심으로 고마워요.

         

    사랑하는 여보,

    유독 자식 사랑이 강한 당신의 성품은 아마도 장모님을 닮았나 보오.

    장모님은 늘 처남 둘과 처제에 대해 금지옥엽으로 사랑을 쏟아 부으셨죠.

    바람 불며 다칠세라 먼저 전화를 하셔 안부를 물으셨고요.

    간밤에 꿈자리가 사납다면서 별일 없느냐며 묻곤 하셨죠.

    아들, 딸이 아프다고 하면 부랴부랴 만사를 제쳐놓고 올라오셔서 

    마다하지 않고 극진히 자식들을 위해 보약을 달이셨고요.

    이런 장모님의 DNA를 이어 받은 당신은

    딸이 산후 우울증으로 시달려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제 몸인 양 그 모든 걸 죄다 내려놓고 헌신적으로 돌보았죠.

    그러면서도 오롯이 딸을 위해,

    사돈네와도 옥신각신하면서까지 감정을 추스르며 건강을 회복시켰잖아요.

    그 지나진 고생과 헌신적 사랑에 아낌없이 박수를 보내오. 

    ‘엄마는 아가에게 주어도, 주어도 준 것이 없는 슬픈 채무자’라는 

    멍에를 짊어지고 살아가는 당신이 바로 진정한 엄마라는 것을 알았다오.

    정말 고생 많았소. 그리고 고마워요.

         

    사랑하는 여보,

    결혼하여 지금껏 30 여 년 이상 살아오면서 궂은 일, 좋은 일 등 

    얼마나 많은 희로애락(喜怒哀樂)을 겪어왔던가요.

    울고불고 논쟁하며 다투기까지 하면서도 참고 견디며 버티고 살아온 것은

    다 자식을 향한 일념이 아니었을까요?

    비바람이 불고 몰아쳐도 뿌리를 굳게 내리고 버티는 것은

    그 비바람이 멎어야만 그 의미를 알듯이

    당신의 그 깊고 넓은 마음을 이제는 알 듯 하네요.

    딸 손자를 돌보고 안아보면서 당신은 말하곤 하죠.

    “이제 아들만 좋은 사람 만나 결혼하여 행복하게 살아가면 소원이 없겠네.”

    아마 이제 그럴 것이요.

    영민이는 서울에서 꽤 잘 나가는 병원 물리치료사로 일하고 있으니

    좋은 사람 만나 아들 딸 낳고 행복하게 잘 살아갈 것이라고 믿어 봅시다.

    그리고 이제는 우리가 남은 삶을 살아가는데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방법만

    생각하기로 해요.

         

    사랑하는 여보,

    나는 당신이 네 곁에 함께 있어 주기만 하면 그것이 가장 큰 행복이며

    가장 축복받은 기쁨이라고 생각하오.

    이제 모든 걸 내려놓고 맛있는 것도 먹으러 다니고

    좋은 곳 구경도 다니면서 오래오래 건강하게 살아가도록 하게요.

    이제 당신 여생(餘生)은 내가 오롯이 책임을 질 테니 나만 믿고 따라 오세요.

    지금까지 함께 해 줘서 고맙소.

    그리고 마지막까지 오롯이 당신만을 사랑하오.

    내 마누라가 되어 함께 해 줘서 너무너무 고마워요.

         

    2019. 9. 18.

    나의 서재에서 사랑하는 남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