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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가족이야기를 들려주세요.

  • 너무나 부럽던 둥근 계란

    By 정우진

    저는 동그란 계란을 볼 때면 애잔함과 감사함을 느끼게 하는 기억이 있습니다.
    어려서부터 저희 가족들은 조그마한 빈자리가  있었고 그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저는 아들이 아닌 엄마의 역할을 자처한 적이 있습니다.
    각종 집안일은 버틸 만했지만 매일 먹는 저녁 반찬에 대한 근심은 사춘기 소년에게 조금 벅찬 주제의 고민이었고 뾰족한 날들이 이어졌습니다. 전 어린 동생에게 최고의 라면 요리사였고 그 흔한 라면도 맛있게 먹어주는 동생을 보며 고마움과 미안한 마음이 동시에 들곤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동생이 학교를 조퇴하고 대학병원 피부과에 갔다는 급한 연락을 받았습니다. 학교를 나와 병원에 도착하니 밀가루 알레르기가 생겨버린 울먹이는 동생을 보게 되었습니다. 착잡한 마음과 자괴감까지 들었지만 다시 건강한 동생의 모습을 너무나 보고 싶어 저는 요리책을 펼쳤습니다. 밀가루가 없는 음식을 매일 만들고 각종 유제품을 챙겨준 결과 반년 후 동생은 다시 웃을 수 있었습니다. 저는 특히 달걀을 이용한 요리를 자주 만들어줬고 동생은 그 이유를 물었습니다. 그땐 대답하지 못했지만 저는 너무나 둥근 달걀이 뾰족하기만 했던 가족의 날들을 바꿔줄 것이라 믿고 싶었다고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