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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가족이야기를 들려주세요.

  • 빛바랜 수저

    By 김혜린

     봄이네요. 따스한 햇볕에 금방이라도 톡 터질듯한 기지개를 켜는 매화꽃을 볼 때면 돌아가신 할머니 생각이 더욱 납니다. 벌써 십 년이 훌쩍 지난 일이지만 왜 아직도 우리 할머니만 생각하면 눈물이 날까요...

     

    매화꽃같이 고왔던 할머니는 아흔이 넘어서 돌아가셨습니다. 장례를 치르고 돌아와 한참 동안 할머니 짐을 치우지 못했었습니다. 어느 날 굳은 마음을 먹고 장롱을 열어봤는데 이불 밑에 보자기를 발견했습니다. 궁금증에 펼쳐보니 들어있는 건 수저 세트 양푼, 강판, 절구, 각종 그릇 등 살림살이에 쓰는 것들이었습니다. 그리고 삐뚤빼뚤한 서툰 글씨로 적혀있는 메모지 한 장.

     

    혜린이 시집갈 때

     

    저에게 엄마 같던 할머니는 손녀딸 시집갈 때 주려고 하나씩 차곡차곡 살림살이를 모아오셨던가 봐요. 그 보따리를 부둥켜안고 어찌나 울었던지 아직도 가슴이 아립니다.

    결혼한 지 십 년이 지났지만, 그때 그 수저를 버리지 못하고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어요. 저에겐 값비싸고 고급스러운 그 어떤 것보다 소중한 보물입니다.

     

    할머니. 하늘에서 잘 지내지?

    나도 잘 지내니깐 내 걱정 하지 말고 우리 나중에 꼭 다시 만나자. 보고 싶어.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