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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가족이야기를 들려주세요.

  • 쟁이는엄마 마구버리는 딸

    By 김희정

    유일한 동반자. 엄마와 저는 남자 식구들이 떠난 집에서 둘이 서로 의지하며 잘 살고 있습니다...

    사람관계에서 미움, 다툼. 시기, 질투로 많은 상처를 받아도 엄마와 둘이 마주 앉아 먹는 따뜻한 저녁식사면 그 것들은 그저 먹고 넘겨 나온 배설물 처럼 빠져나갑니다...

    그런 엄마와 내가 유일하게 큰소리른 내며 얼굴을 붉히는 때가 있는데 그것은 집안의 온 갖 물건들 때문입니다...

    엄마는 쟁입니다.. 아니 버리질 않습니다... 제 눈엔 쓰레기로 보이는 것들도 엄마 눈엔 언제가 쓰임이 있을 물건인가봅니다..

    너덜너덜한 팬티조각 하나만 버려도 열흘은 앓아 눕는 엄마기에 함부로 버릴 수도 없습니다.. 화도 많이 내어보고 발디딜 틈도 없는 방구석을 뒤집어 놓은 적도 수 차례지만 변함없습니다...

    반면, 저는 쉽게 버립니다... 어차피 물건은 쓰고 버리라고 물건이지 싶어 조금 헤지면 과감히 버립니다... 가장 크게 싸울 때가 이 때입니다. 분명 다 버렸는데..  한 참 후에 집안 어디에선가 툭 튀어나옵니다.  버린걸 다시 주어와 쟁인겁니다...

    늘 상 반복되던 그런 날 중에 한날...

    느닷없이 외삼촌이 떠났습니다. 비명횡사였습니다. 그 이후였던것 같습니다. 엄마에게 조금의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리 화를 내고 짜증을 터뜨려도 변하지 않던 엄마와 삼촌의 어린시절 얘기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어렸던 시절 얘기도 시작되었었습니다.

     

    엄마는 제 어린시절 도박에 손을 댄적이 있었고... 그 때에 모든 것을 잃고  저 까지 잃을까봐 두렸웠다고 합니다... 그 트라우마가 엄마의 뇌리에서 모든것을 움켜지게 만들었나봅니다...

     

    저는 제 어린시절 가지고 놀던 예쁜 인형과 장난감이 순식간에 사라지는 걸 보았습니다... 그 트라우마가 저의 뇌리에서 물건에 정주고 사랑주고 마음을 주지 않게 만들었나봅니다..

     

    그렇게 우린 모든재산을 잃었던 같은 경험속에서 서로 다른 크기의 상처를 안고 그에 따른 습관이 곧 성격이 되어버렸나 봅니다.

     

    위로가 단 한번도 없었던 상처의 치유가 더욱 우선되었어야 함을 깨닫습니다...

    엄마의 동생, 저의 외삼촌이 떠나던 날 이후.... 엄마는 소중한 동생을 잃었습니다. 잃음은 같았으나 차이는 매우 컸습니다. 엄마는 먼저 쟁여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깨달아 가고 있습니다.

    저 또한 변하고 있습니다.. 먼저 소중히 여겨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깨달아 가고 있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서로의 중간지점에서 가치와 의미를 담아 모든 만물을 정성껏 쟁여보렵니다. 오늘도 엄마와 마주않아 저녁식사를 합니다. 오늘은 엄마가 정성스레 만들어 주신 요리부터 제 마음 속에 쟁여야 겠습니다. 달라도 괜찮습니다. 이제는 쟁여도 괜찮습니다. 절대 영원할 수 없는 엄마와의 모든 순간 순간을 꼭꼭 저도 쟁일 겁니다. 

    사랑합니다. 엄마......♥

     

     

     


     

     

    사진1) 외삼촌이 계신 동화경모공원에서...

    사진2) 단 둘이 낑낑....이사를 하고 대 자로 뻗은 어느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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