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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소재공모

특별한 우리 가족이야기를 들려주세요.

  • 나눗셈 못한다고 화내서

    By 박경옥

    초등학교만 간신히 졸업한 울 엄마. 예전에 시골에는 다 그랬대요. 생활기록부에 왜 부모학력을 적는지 모르겠지만 그때마다 중졸로 적어달라 하셨죠. 그런거와 상관없이 엄만 슬기롭고 셈도 밝으셨어요. 그래서 사칙연산은 기본으로 하시는 줄 알았어요. 늦둥이인 제가 대학까지 다 졸업하고 나서야 할일을 다 끝냈다고 생각하셨는지 엄만 학력인정 2년제 중학교에 다니기 시작하셨어요. 당연히 중간고사, 기말고사도 보셨죠. 어느날 수학문제를 가르쳐 달라고 수줍게 내미셨는데 나눗셈을 해결해야 하는 문제였어요. 전 나눗셈 세로식을 적어 보여드렸는데 도통 무슨소린지 모르겠단 표정이셨어요. 세번쯤 반복하자 갑자기 짜증이 나서 엄마! 나눗셈도 몰라?하고 소리쳤더니 모르니까 가르쳐달라고 한거 아니냐며 얼굴이 벌게져서 나가버리셨어요. 전 머리를 한대 맞은 것처럼 멍하니 있었어요. 세상에... 덧셈 뺄셈 구구단은 알지만 나눗셈은 할줄 모르셨다는거에요. 사실 계산기가 있으니 세로식 따윈 필요도 없죠. 엄마가 다 큰 딸한테 큰 용기 내서 가르쳐 달라고 어렵게 오셨을텐데 전 것도 모르고 무안만 드린거에요. 지금 문득 생각해보니 미안하단 말씀도 못드렸던 것 같아요. 엄마! 그땐 정말 미안했어요. 딸한테 무시당한 기분이 얼마나 씁쓸하고 원망스러우셨을지... 제가 딸을 낳아보니 더 죄송스러워요. 제 말이 칼이 되어 콕 박혀있겠죠. 잊어버리셨다면 다행인데 못잊으셨겠죠. 미안합니다, 어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