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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소재공모

특별한 우리 가족이야기를 들려주세요.

  • 시간이 더 흐르기 전에

    By 우연정

    어머니를 생각하면 눈물이 납니다.

     

    사춘기가 늦게 찾아온 저는 어머니에게 큰 말 실수를 한 적이 있습니다.

    엄마 때문에 나 어딜가서 아무것도 못해. 나한테 관심쓰지말고 당분간 연락하지말자

     

    10살 터울의 오빠가 있는 늦둥이로 태어난 저는 유년시절 어딜가든 어른들에게 이쁨을 받았었고, 어머니는 지인들과의 모임에 저를 데리고 다녔습니다. 당시에는 그 시선들이 복에 겨운 줄도 모르고 너무 버겁게 느껴졌나 봅니다.

     

    한동안 바라지 않던 관심 속에서 남에게 잘 보여야 되고, 계속해서 웃어야 했고, 심하게 눈치를 살피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유별나게 내성적이고 예민한 나의 성격이 문제였던 것인데, 자꾸 엄한 대상에게 화를 냅니다.

     

    그러다가 문득 어머니의 입장이 되어봅니다.

     

    한 평생을 아이를 돌보며 사셨습니다. 오빠를 돌보고, 저를 돌보고, 오빠의 아이를 돌보며 사셨습니다

    무한한 사랑과 관심을 주셨습니다. 

    방식이 만족스럽지 못하더라도 그녀만의 아주 위대한 사랑이었습니다.

     

    어느날 어머니께서 시야가 흐려졌다며 안과 검진을 받으러 가셨다가

    실명 위험이 있는 망막질환 진단을 받으셨습니다.

     

    단 한번도 제 앞에서 우는 모습을 보인 적 없던 어머니가

    착하게 잘 살아온 나를 왜 하늘이 벌을 주시는가하시면서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저는 그 뒤로 매일 엄마에게 전화를 하며 사랑한다고 합니다.

    더 늦기 전에 얼른 진심을 표현해야 했고, 그 때가 바로 지금이라 생각했습니다.

     

    왜 사람은 어리석게도 지나고 나서야 사랑을 이해하게 되는걸까.

    엄마 미안해, 그리고 진짜진짜 사랑해. 엄마의 넘치는 사랑 덕분에 나도 누군가에게 사랑을 베풀어줄 수가 있는 거였어

     

    말을 삼키지 말자는 것이 현재 내 좌우명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