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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소재공모

특별한 우리 가족이야기를 들려주세요.

  • 아빠와 마스크

    By 배지우

    소도시에 살던 제가 서울로 상경한 건 작년 이맘때 즈음이었어요.
    25년간 아빠와 붙어살다 서울로 갑작스럽게 떠난다고 하니 

    무뚝뚝한 아빠가 처음으로 눈물을 보이시더라고요. 얼마나 속이 상했는지 몰라요.
    자주 연락드리겠다고 약속했지만 회사도 바쁘고 해야 할 일은 많고....
    아빠와는 자연스럽게 연락이 뜸해졌답니다.
    그런 생활이 지속되던 날이었어요.
    평범하던 하루에 코로나가 퍼진 어느 날.

     

    아빠가 부재중 전화를 6통이나 하시고 문자까지 보내뒀더라고요.
    급한 일이 아니고서야 이렇게 연락을 하는 분이 아닌데....
    깜짝 놀라 다시 전화를 드리니 코로나 때문에 전화했다며 아픈 곳은 없냐고 물으시는 거예요. 그리곤 당신이 근처 약국에서 마스크를 구했다며 없으면 보내주겠다고 하시는 게 아니겠어요?

     

     

    마스크 5부제를 하기 전이라 한창 마스크 가격이 치솟고 약국에선 마스크 품절 사태가 나던 때라 저는 너무 좋아 냉큼 받겠다고 했죠.


    그리고 며칠 뒤 도착한 택배 상자에는 천 마스크 두 장과 일회용 마스크 서너 장이 들어있었어요.

     

    정말 몇 장 되지도 않는 건데 갑자기 눈물이 나더라고요.
    행여 택배 상자에서 빠질까 테이프를 몇 번이나 바르고 누가 가져갈까 봐 택배 도착했는데 받았냐며 연신 전화를 하던 아빠의 심정을 감히 헤아릴 수 있을까요.


    후에 알게 된 일이지만 아빠는 천 마스크 두 장으로 버티고 있었대요.
    빨아 쓰면 되니까 걱정 말고 저 먼저 챙기라던 아빠.
    5부제가 된 뒤론 마스크 걱정이 없어 만족스럽다네요.


    코로나 덕분이라고 하긴 그렇지만
    어색했던 아빠와 제 사이가 조금 가까워진 느낌이에요.


    거리두기 때문에 고향을 내려가진 못하지만
    전화와 페이스타임을 하며 아빠의 안부를 묻는 요즘입니다.

     

    p.s)
    코로나로 고생하고 있는 모두가
    안전하게 가족들과 함께 하는 날이 오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