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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지원] 나의 아름답고 추한 몸에게

2022.05.16

나이 든 몸, 장애가 있는 몸, 가난한 몸, 병든 몸 그리고 ‘있는 그대로’의 내 몸에 관하여

모집기간: 5월 15일 ~ 6월 6일 / 당첨자 10명
당첨자 발표: 6월 7일


살아 있는 것들은 모두 짠하지

《나의 아름답고 추한 몸에게》는 〈한겨레〉에서 13년간 기자로 일하고 국제구호단체 ‘세이브더칠드런’에 몸담았던 김소민 작가가 쓴 다양한 몸들에 관한 내밀한 에세이다. 40대 여성, 싱글, 몸이 아프면 당장이라도 밥줄 끊길 걱정부터 해야 하는 프리랜서. 작가는 자신도 모르게 분리시켜 생각해왔던 ‘늙음’과 ‘가난’ ‘아픈 몸’에 대한 두려움을 정면으로 맞닥뜨리게 됐다.

작가는 이 책에서 ‘아름다움’ ‘부유함’ ‘정상이라 불리는 것들’과 반대되는 ‘추함’ ‘가난함’ 그리고 ‘비정상이라 불리는 것들’을 끄집어낸다. 그 차별의 중심이 몸으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꼬집는다. 자기 자신마저 사랑하지 못하고 미워하는 몸, 형제복지원·장애인 시설 등에서 오랫동안 자유를 잃고 학대당했던 몸,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만으로 욕먹는 장애인의 몸, 가난하기에 인격을 빼앗긴 몸…. 어쩌면 무겁고 고통스럽게 다가올 수 있을 주제들을 간결하면서도 위트 있는 문체로 써내려간다.

작가는 삶을 사랑하고 인간과 동물에 대한 애정이 충만하며, 악함마저 모두 끌어안는 사람만이 쓸 수 있는 단단한 세계를 독자들에게 보여준다. 때로는 읽는 이의 눈물샘을 건드리고 너무 익숙해서 차별인지도 몰랐던 회색지대를 들려주며 허를 찌르는 반전을 선사하기도 한다. 각 챕터 말미마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장추련) 대표, 무연고 장례지원 사단법인 이사, 정신의학과 전문의 등 다양한 분야의 이들의 인터뷰를 수록한 점도 이 책을 읽는 묘미다.

“약함을 몰아내면 악함이 들어온다. 내가 나를 대하는 태도도 비슷했다. 몸은 머리의 지배를 받는 식민지여야 했다. 몸은 내 인정욕구를 채워주기 위해 채찍질해야 할 도구였다. 가치 있는 사람이 되려면 내 몸 이곳저곳을 깎아내야 할 것 같았다. 늙어가니 보기 싫은 구석이 늘어간다. 생산성 떨어진 내 몸은 쓸모없는 것이 될까 두렵다. 보기 싫은 구석들을 다 도려낸다면 아마 나는 뼈만 남을 거다. ‘아, 굽은 정강이뼈가 콤플렉스이니 뼈도 못 추리겠구나.’ 내가 내 몸을 바라보는 시선으로 타인을 본다.”_11쪽

고독이 고립이 되기 전에 연대할 것

작가는 40대가 되어 여기저기 아프고, 홀로 나이 들어가는 과정을 거치며 사람과 어울리지 못하면 마음만 외로운 게 아니라 몸도 아프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 몸을 사랑한다는 건 뒤틀리고 괴상하고 약한 내가 평가 없이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졌다고 느꼈을 때 가능하다. 작가는 나이가 들수록, 삶이 만만치 않다는 걸 절감할수록, 실은 내가 그리 대단한 존재가 아니라는 걸 깨달을수록 사랑은 연민을 닮아간다고 말한다. 자신의 약함을 절감할수록 연민의 폭은 넓어지고 그런 연민은 다정하고 평등하다. 작가는 그 다정함이 우리를 구원할 거라며 슬그머니 다가와 독자들에게 온기를 전한다.

“어떤 몸을 내쫓는 곳에선 모두 불안하다. 모른 척, 아닌 척해도 사실 다들 안다. 사람은 원래 취약하다는 걸 말이다. 효율성 높은 몸이 기준인 곳에서 사람은 취약함을 떠올리게 하는 타인뿐 아니라 자기 안의 약함도 없애버리려 자신을 쥐어짠다. 자신의 약함을 없애버리고 싶을수록 약한 타인이 혐오스럽다. 모든 인간이 존엄하다는 건 순 거짓말이고, 효율성 떨어지는 몸이 되는 순간 ‘비인간’으로 취급되는 곳에서는 약하지 않은 사람도 자신으로 살 수 없다.”_127~128쪽